벼랑 끝에서 내려본
땅바닥은
너무 좁은 곳이었다.
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
시린 바람이
몸을 뒤로 밀어낸다.
까치발 들고 아래를
내려 본다.
차갑게 쌓인 눈더미가
두 눈을 따갑게 찔렀다.
아찔하다.
주춤하는 걸음에
후두둑
야생화 한송이가
뿔뿔이 아련히 흩어진다.
멀어지는 풍경에
가까워지는
땅바닥
가련한 야생화 꽃잎이
빨갛게
흰 눈 위에 흩뿌려졌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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