버리지 못하는 나는
여기 함께 쌓여있네
비우지 못하는 나는
여기 함께 남아있네
아집으로 쌓은 것을
미련으로 남긴 것을
털어낼 수가 없어서
매정할 수가 없어서
먼지들과 함께 나는
미운정들과 함께 또
한데 뒤엉켜 멍하니
때묻은 벽지 보면서
더는 채울 수없음을
더는 원할 수없음을
체감하며 가득찬 방
차디찬 바닥 만지며
여기 함께 쌓여있네
여기 함께 남아있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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