느리게 읽기/시

석화

neulvo 2021. 4. 25. 14:14

아아, 나는 정말로 하찮구나.
돌 하나 씹어먹지 못하는
나는 소용이 없구나.

바라건대 간절히 바라건대
누가 나 대신 이 목 타는
갈증을 채워주어라.

아아, 나는 바라는 게 많다.
돌가루 잘근잘근 머금은
나는 갈증이 난다.

바라건대 간절히 바라건대
누가 나 대신 이 엿같은
세상을 바꿔주어라.

아아, 나는 생각지 않는다.
돌같은 내 일신의 안녕
나는 하찮을 뿐이다.

아아, 바라건대 바라건대
먼 훗날 반드시 내게로
반드시 와주어라.

아아, 바라건대 바라건대
두 볼 물 가득 머금어라.
두 볼 빵빵하게 가득.

아아, 바라건대 바라건대
나 대신 행복해주어라.
반드시 행복해주어라.

from : https://www.instagram.com/p/CBjecHZHnFr/?utm_source=ig_web_copy_link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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